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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인생이라고 하지만 90살이 인생의 끝자락이라고 생각하면 44살의 나는 인생의 절반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사회생활하면서 열심히 살았고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40대 초반에 산산이 부서졌고 그렇게 당당하고 자존감이 강했던 나에게 실직의 아픔은 4인가족의 생계 앞에서 엄청난 무게감으로 다가왔다. 과거 분명 내 인생의 앞길을 뚜렷이 가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세상의 변화는 빨랐고 기존의 관점으로는 향 후 닥칠 더 큰 폭풍우는 피할 길이 막막하다고 생각했기에 기존 역사, 경제, 문화, 외국어등 정적인 분야에 관심을 차츰 미래의 직업이란 분야로 관심을 옮겼다.
전기기능사를 취득 할 때만 하더라도 단순하게 지인의 의견이나 인터넷 그리고 상식적인 선에서 생각하던 것을 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직업의 변화라던지 미래의 일자리 관련 책자를 서점에 방문할 때마다 훑어 보면서 내가 가는 방향이 정말 미래의 일자리를 지켜줄지에 대한 보완을 하기 시작했다.
전기기능사로 건물관리에 취업을 했지만 이제부터의 삶은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향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전기관련 자격증 공부를 하면서 휘발유차도 전기차로 바뀌고 4차 산업혁명의 기본은 결국 무인화/자동화로 보면 전기는 청정에너지원으로 안정적인 직업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자격증 일거라는 확신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런 삶에 대한 능동적인 노력은 전기기사/전기산업기사 자격증을 공부하여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하는 확신한 동기부여가 되었다.
전기기사/산업기사 실기시험은 4월달 시험을 포기하고 7월 시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계획하였고, 필기시험 이후 3개월 보름 정도의 시간을 정말 열심히 열심히 공부했다. 열심히 살면서도 왜 이렇게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드는지 잠이 오지 않는 야간 근무날에는 가슴이 많이 답답했다.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다' 인생 새옹지마라고 하지 않던가?
3개월의 시간은 그렇게 그렇게 빨리 지나갔다. 전기기사/전기산업기사 실기시험은 주관식으로 계산문제와 단순암기문제 단답식 문제를 서술하는 유형으로 나누어 졌는데, 개인적으로 길지 않은 시간이라 생각하여 최대한 공부시간을 늘려야 했다. 계산문제는 주말이나 야간근무 시간을 활용하고, 단순 단답형 문제는 암기노트를 만들어 출퇴근 시간을 활용 그리고 순찰시간에도 반복하는 방식으로 공부하였다.
그렇게 실기 시험일이 다가왔고 근무인원이 많은 5교대이기에 연차찬스로 실기시험 전에 2일 연차를 쓰고 시험의 마지막을 대비했다. 실기시험은 필기 때보다 좀 더 긴장을 많이 했는데 그 이유는 서술형이라 막상 어떤 문제가 나올지도 감이 잘 안 오고 나오면 쓸 수 있을지 나이가 들어서 보는 시험이라 더욱 신경이 쓰였다.
1교시 시험을 보기전 시험지 배부를 하고 시험지 인쇄가 불량인지 체크하는 시간을 잠깐 주는데 전기기사 실기시험은 아 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전기기사는 어렵구나 필기도 62점으로 간신히 붙었는데 이건 주관식 문제라 60점 맞을 정도의 답안을 작성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가장 배점이 많은 문제가 있었는데 솔직히 전기산업기사에 초점을 맞추어 공부한 터라 포기한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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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움을 뒤로하고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풀었고, 항상 시험시간을 다 쓰고 나오는 스타일인데, 전기기사 시험은 좀 빠른시간에 시험장 퇴실을 하였다. 그래도 아직은 오후 전기산업기사시험이 있기에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단답형 문제를 기준으로 암기암기했다.
오후 시험은 전기산업기사이므로 전기기사보다 좀 쉽게 나오겠지 하는 생각과 제발~~이라는 간절함이 있었다. 그동안 얼마나 노력을 했던가, 오후 시험시작 타종 전 시험지 검토의 시간 전기기사 때와는 다르게 한번 문제를 훑어 보았는데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 보였다. 이거 해볼 만한데, 자신감은 아니지만 일단 틀리더라도 답은 쓸 수는 있겠다 싶었다. 한두 명씩 퇴실을 하는 사이에도 나는 계속 작성한 문제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내가 쓴게 다 맞으면 몇 점이지 이거 50점대 후반이나 60대 초반일 거 같은데 하면서 펜을 쥐고 있었지만 퇴실 시간 혼자 남은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검토하고 퇴실을 하였다. 주관식 답안은 공개하지 않기도 하지만, 시험을 마친 후 며칠 동안은 채점을 하지 않았다. 시험 볼 때 생각 했던 것처럼 부분 점수를 받는 것이 있다면 합격이 될 것 같기도 하고 엄격하게 부분 점수를 못 받으면 불합격일 것으로 판단했다. 내가 채점하는 것이 아니기에 운명을 하늘에 맡겼다.
실기시험 합격자 발표는 필기시험보다 한참 늦게 발표를 했다. 1달 정도 걸린 것 같은데, 같은 방재실 동료들이 물어보면 불합격한 것 같다고 했다. 굳이 설레발치다 불합격하면 이곳 건물관리 동료들의 특성상 뒤에서 뒷말이 나올까 좀 더 겸손모드로 이야기하니 굳이 더 이상 물어보는 사람이 없었다.
잊고 지내다 보니 합격자 발표날이 된 지도 모르고 야간근무를 마치고 아침 8시 30분에 퇴근을 하였다. 집에 가는 버스가 바로 있기에 버스를 타고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듣고 있었다. 시험에 지친 상태라 버스에서 공부를 1달 동안 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내가 지어낸 말이지만 무관심이 희소식이 되었다. 요즘은 세상이 좋아져서 인지 버스 안에 있는데 "카톡"하고 수신이 된 글을 보니 전기산업기사 합격이 되었다는 카톡메시지였다. 그 순간만큼은 정말 대학교 합격한 것만큼이나 기뻤다 버스 안에서 속에서는 웃음이 나오는데 실성 없어 보일까 봐 속으로만 웃었다. 이어폰으로 듣던 노래가 기쁜 노래로 신나게 들렸다.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이 온다. 인생은 새옹지마'
이제부터는 뭔가 잘 풀리는 거 같다. 특유의 긍정 본능이 발동하기 시작했다. 버스에 내리자마자 아버지에게 합격했다고 전화를 드렸다. 아버지도 기분파라 술 한잔 사줄테니 오라고 하셨다. 합격날 집에서 간단한 배달음식에 술한잔 걸치고 주말에 아버지는 내가 좋아하는 횟집으로 가서 한턱 기분 좋게 쏘셨다. 이제 잘 되는 거 맞겠지 하며, 앞으로의 길에 조금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또 뭘 준비하지?
2021/01/30 - [유용한 정보/취업 관련정보] - 건물관리 천재가 된 돌덩이주임-2부 건물관리 자격증에 눈이 뜨이다 [05 합격은 새로운 시작 그리고 친구의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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