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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13

다음에 다시 만나자 다음에 다시 만나자 자네들이 내 자식이었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나를 돌보아줌이 고마웠네 자네들이 이 세상에 태어나 나를 어미라 불러주고 젖 물려 배부르면 나를 바라본 눈길이 참 행복했다네 지아비 잃어 세상 무너져 험한 세상 속을 버틸 수 있게 해줌도 자네들이었네 이제 병들어 하늘나라로 곱게 갈 수 있게 곁에 있어 줘서 참말로 고맙네 자네들이 있어서 잘 살았네 자네들이 있어서 열심히 살았네 딸아이야, 맏며느리 맏딸 노릇 버거웠지? 큰애야, 맏이 노릇 하느라 힘들었지? 둘째야, 일찍 어미 곁 떠나 홀로 서느라 힘들었지? 막내야, 어미젖이 시원치 않음에도 공부하느라 힘들었지? 다들 고맙고 많이 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 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느 70대 노모가 3남 1녀의 자식들에게 남긴 메모입니다. 자신의.. 2022. 8. 2.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는 것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되는 것 어린 시절 저는 병 우유를 너무나 좋아했습니다. 아버지는 출근할 때마다 막둥이인 저에게 병 우유를 하나씩 사 주셨습니다. 어려운 살림 탓에 먹을거리가 늘 부족했지만 아버지는 저에게 우유를 주는 일을 하루도 빠뜨리지 않으셨습니다. 어느덧 세월이 지나 아버지는 치매로 인해 가족들도 잘 알아보시지 못하고 계시지만, 아버지 생신을 맞아 오랜만에 식구들이 함께 모여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누님이 어린 시절 병 우유에 대한 사연을 말해 주었습니다. 아침마다 아버지가 사 주시던 그 우유는 사실 아버지의 출근 교통비와 맞바꾼 것이었습니다. 버스를 탈 수 없기에 서둘러 일찍 일어나 회사까지 걸어가셨던 것입니다. "막내 우유 사 주는 게 아버지에게 어떤 .. 2022. 7. 8.
황새의 희생 황새의 희생 황새는 예로부터 길조(吉鳥)로 여겨졌는데 황새가 군락을 이루면 큰 벼슬을 할 사람이나 만석꾼이 태어난다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친근한 우리나라 농촌의 텃새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줄어드는 개체로 인해 멸종위기종이 된 황새는 다른 새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황새는 한번 짝을 맺으면 평생 자신의 짝을 보살피는 독특한 새인데 심지어 수컷이 죽으면 암컷은 죽기까지 혼자 사는 일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깊은 부부애만큼이나 더 특별한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자녀 사랑'입니다. 대부분의 새는 수컷과 암컷이 번갈아 가며 먹이를 물어 오는데 황새는 먹이를 하나씩 물어오지 않고 다량의 먹이를 가슴속에 품고 와서는 목에 힘껏 힘을 줘서 연신 먹이를 둥지에서 토를 한 뒤 새끼들에게 먹이를.. 2022. 1. 18.
흉내만 내도 좋은 것 흉내만 내도 좋은 것 옛날 어느 마을에 새로 부임한 원님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저잣거리를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중 어느 작은 초가집에서 들려오는 말소리에 잠시 가던 길을 멈추었습니다. "어머니. 아, 하세요. 밥 한 숟가락 드립니다. 다시 아 하세요. 이번엔 나물 반찬 드립니다. 어머니.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네요. 하늘은 파랗고 뭉게구름이 조금 흘러가고 있습니다. 자, 이번에는 생선 반찬 드립니다." 원님이 그 초가집을 몰래 들여다보니 한 청년이, 앞이 보이지 않는 어머니에게 눈으로 보이는 모든 것을 설명하면서, 생선의 가시도 정성스럽게 발라 어머니의 식사 수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모습에 감명을 받은 원님은 효자 청년에게 큰상을 내렸습니다. 그런데 마을에 또 다른 청년도 앞이 보이지 않는.. 2021.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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