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경험으로 잘 버텨왔다고 생각했다. 전기과장으로 주차운영팀을 총괄하며 나름 잘 지내왔다고 생각했는데 변수가 발생했다. 주차장 건물 공실에 주차장운영 본사가 들어온다는 것이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주차장건물은 철도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부지를 철도공무원이 퇴사 후 선후임 관계를 지렛대 삼아 시공금액의 일부분만 투자하고 나머지는 은행대출로 상환하는 시스템으로 지어졌다. 관리기간은 30년으로 세부적인 것은 말할 수 없지만 1일 수익을 보았을 때 상당한 수익이 생기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신문이나 뉴스에 원전마피아이야기는 들어보았는데 여기도 철도마피아 시스템으로 보였다.
본사사무실을 주차운영실 옆으로 설정하였는지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를 하고 나서 업무조정 회의가 있었다. 회사사장이라는 사람은 철도공무원 출신인데 말투부터가 비호감 그 자체였다. 뭐든지 씨팔 개 팔 하면서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반장에게 반말을 하고, 주차운영직원에게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면서 잡일을 시키곤 하였다.
나에게는 주차운영총괄을 하면서 본사에 보고자료를 만들라고 하며 사사건건 참견하였다. 시설관리일도 신경 쓸 일이 많고 주차장 운영도 나름 경력을 쌓기 위해 추가적으로 적은 보수에 맡아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철도청출신 사장은 막무가내의 스타일이었다. 사장의 안하무인적인 갑질로 인해 직원들의 스트레스도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이직 관련 문의를 상담하였다. 나도 솔직히 고민이 많이 되었다. 하지만 최소 1년은 퇴직금을 위해서 가장으로서 정말 많이 참으려고 노력하였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이반장에게 삿대질을 하며 쌍욕을 하고 폭언도 서슴지 않는 행동이 계속 이어지자 본사 사무실과 오래 다닐 수 없음을 직감하였다. 본사 관련 행정업무도 도와야 하고 아침부터 퇴근할 때까지 주차장 다니면서 모든 걸 간섭하기 시작하니 직원들도 하나둘 퇴사하기 시작하였다. 마음속으로 처음으로 전기와 소방이 선임이 된 건물이었는데 아쉬운 마음을 잠시, 1500kw 미만 건물이 많지 않기에 다시 교대근무로 가야 하는지 또 다른 선임이 가능한 건물이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이직 관련 준비를 하였다.
다시 잡코리아를 검색하였다. 1500kw 미만의 건물은 역시 없었다. 일단 시설주임 1년+전기과장 10개월 정도의 경력이 있었기에 시설 관련 주간대리업무 위주로 검색을 하였다. 생각보다 일자리가 많지 않았다. 다만, 교대근무보다 급여는 10만 원 정도 많은 정도였다. 여기 전기과장으로 근무하면서 280만 원+식사(무료) 근무상태에서 다시 240만 원 정도로 급여가 내려갈 생각을 하니 앞이 깜깜했다. 대출도 대출이거니와 전기무제한까지 전기기능사 1년은(6개월 경력인정)+전기산업기사 경력(10개월 인정)=1년 4개월 인정이 되고 전기산업기사 자격증으로 2000kw 미만 선임을 걸 수 있을 때까지는 8개월의 추가경력이 그리고, 2000kw 이상 선임이 되기 위해서는 4년 경력이 필요하므로 2년 8개월이나 경력을 만들어야 했다.
퇴사일자를 정한 후 마음이 앞에서는 당당한 척했지만 집에 있는 아내에게 이야기할 생각을 하니 참 답답할 노릇이었다. 오늘도 또다시 잡코리아로 검색을 하였는데 이게 웬일 전기산업기사 자격증으로 센터장을 뽑는 것이었다. 을지로에 있는 빌딩이었는데 월급으로 하면 280만 원으로 지금 있는 회사와 동일한 조건이었다. 역시 구하면 열릴 것이다 하는 말이 와닿았다.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가 다시 오는 듯했다.
연차를 내고 면접을 보았다. 5월 말일자로 퇴사를 요청한 상태였기에 이번 면접이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백수 신세였다. 면접을 보았는데 나 외에 3-4명은 본 것 같았다. 다행히 기존에 경영지원팀장 근무이력이 도움이 되었는지 다음날 합격하였다는 문제메시지를 받았고 생각보다 빠르게 센터장(소장급)의 위치에 채용이 되었다.
퇴사일자를 1주일 남겨놓고 다행히 취업이 되어 한시름 놓았다. 경험이 부족한 내가 센터장 업무를 바로 볼 수 있을까 라는 개인적인 의구심이 있었지만 면접을 본 본사 채용매니저가 관리경험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하였기에 일단 맘을 편하게 가지기로 하였다. 주차장건물은 본사 이사에게 건물 관련 매뉴얼을 만들어 주며 인수인계를 마쳤고, 주차운영팀과 미화팀여사 분들과 작별하며 초보건물관리자로서 만났던 건물과 이별하였다.
알아두면 좋은 상식-원전마피아 |
원자력 발전에 관련한 이익 집단을 마피아에 빗대어 이르는 말. 한국의 원자력 정책에서부터 발전소 건설, 운영, 감시까지 원전과 관련된 모든 일이 단일 집단에 좌우되어 적절한 견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독점적이고 폐쇄적인 조직 운영으로 사고가 발생해도 은폐하기 쉽다는 문제가 있다. |
2021/02/08 - [유용한 정보/취업 관련정보] - 건물관리 천재가 된 돌덩이주임-4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02 관리소장 갑질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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