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시작된 IT 혁명의 서막, 세븐 테크
이제 본격적으로 세븐 테크 이야기를 꺼낼 차례다. 세븐 테크란 이미 2020년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세 번째 사이클의 핵심으로써, 앞으로의 세상을 그 어느 때보다도 혁신적으로 뒤바꿔놓을 일곱 가지 IT 기술을 말한다. 클라우드 컴퓨팅,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블록체인, 로봇공학, 증강현실 및 가상현실, 그리고 메타버스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메타버스가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세상을 바꿀 거대한 사이클은 현재까지는 약 20년을 주기로 교체되어왔다. 1980년대 후반에 시작된 ‘PC·윈도우·인터넷 사이클’, 2007년에 시작된 ‘모바일 사이클’ 사이에도 20년의 간격이 벌어져 있다. 그렇다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기까지 20년씩이나 걸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크게는 하드웨어 보급의 문제를 들 수 있다. 어떤 기술이든지 시장의 주류가 되기 위해서는 하드웨어 가격이 떨어져서 공급이 쉬워져야 한다. 또한 사람들이 새로운 소프트웨어 사용에도 익숙해져야 하며, 그에 따라 사람들의 습관도 바뀌어야 한다. 게다가 다른 여러 기술들과 함께 접목되어 원활하게 퍼져나가기까지는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또한 설사 기술이 빠르게 진전된다 하더라도 경제성이라든지 기타 제반 여건이 뒷받침되는 일이 중요하다.
그렇기에 세 번째 사이클은 빨라야 2025년 무렵에야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런데 세븐 테크 사이클은 그보다도 5년 정도가 더 앞당겨져 2020년에 이미 시작된 것이다. 왜 이렇게 빨라졌을까? 바로 코로나19 펜데믹 때문이다. 코로나가 우리 세상의 진화의 시계를 빠르게 당겨놓은 것이다. 이로써 세븐 테크를 중심으로 하는 IT 혁명의 막이 올랐다. 이제 문제는 이 새롭고도 거대한 물결 위에 누가 먼저 올라타는가 하는 것이다.
이 거대한 물결 위에서 그 어느 곳보다 와신상담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기업이 마이크로소프트다. 첫 사이클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던 마이크로소프트는 두 번째 사이클에서 애플과 구글에게 헤게모니를 빼앗겼다. 이후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는 40대의 젊은 CEO 사티아 나델라를 등장시키며 새 판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간 마이크로소프트는 빌 게이츠의 하버드대학교 동창인 스티브 발머가 대표직을 수행했는데, 스티브 발머는 카리스마 있고 뛰어난 인물이었지만 시대감각을 읽는 데는 능력이 부족했다.
새 CEO 자리에 오른 사티아 나델라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새로운 미래 비전 두 가지를 그려냈다. 첫 번째 비전은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애저Azure라는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며,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의 1위를 지키던 아마존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두 번째 비전은 혼합현실MR · Mixed Reality이다. 세븐 테크 이전의 IT 기술은 물리적 세계에 IT 기술을 접목해 현실을 증강하는 기술, 즉 증강현실AR · Augmented Reality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물론 학술적으로 증강현실은 비전 기술에 접목한 좁은 의미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기서는 디지털 또는 IT 기술이 현실 세계에서 할 수 있는 일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가상현실과 대비되는 용어로 사용하는 것이니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 그것이 무엇이든 물리적 세계를 더 좋게 만들어주는 방향으로만 기술이 개발되었다. 한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컴퓨터 게임처럼 본래 디지털인 세계에 물리적인 체험 기반을 마련해 가상을 현실처럼 느끼게 하는 기술, 즉 가상현실VR · Virtual Reality이다.
그렇다면 물리적 세계도 있고 디지털 세계도 있는 셈인데, 이 두 세계가 서로 양극단에서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다 보면 나중엔 결국 중간의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이를 하나의 거대한 스펙트럼으로 봐서 ‘혼합현실’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현실 세계는 디지털 세계와 어차피 융합되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그러니 이와 관련한 새로운 세계를 준비해야 한다며 이를 비전화한 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두 번째 미래 청사진이다.
물론 현재 우리가 맞이하고 있는 새로운 시대를 확장하는 데 마이크로소프트가 얼마나 기여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지만 이런 비전을 그려냄으로써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전의 패배를 극복하고 자신의 기회를 만들어가고 있다.
참고도서 : 세븐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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