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은 급진적이고 근본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역사 속 혁명은 신기술과 새로운 세계관이 경제체제와 사회구조를 완전히 변화시킬 때 발생했다. 준거의 틀이 되는 역사를 통해 이러한 갑작스러운 변화는 수년에 걸쳐 전개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약 1만 년 전, 수렵·채집생활을 하던 인류는 농경생활이라는 첫 번째 큰 변화를 맞았다. 몇몇 동물을 가축으로 키우면서 시작된 일이었다. 농업혁명은 생산, 운송, 의사소통을 목적으로 한 인간과 가축의 노력이 맞물려 발생했다. 점차 식량 생산이 나아지면서 인구도 늘어나 많은 사람이 정착하게 되었다. 그 결과 도시화가 이루어지고 여러 도시들이 생겨났다.
농업혁명 이후, 18세기 중반부터 일련의 산업혁명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인간의 노동력이 기계의 힘으로 옮겨 가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 이는 다시, 오늘날 강화된 인지력이 인간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제4차 산업혁명으로 진화하고 있다. 1760~1840년경에 걸쳐 발생한 제1차 산업혁명은 철도 건설과 증기기관의 발명을 바탕으로 기계에 의한 생산을 이끌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와 생산 조립 라인의 출현으로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다. 1960년대에 시작된 제3차 산업혁명은 반도체와 메인프레임 컴퓨팅mainframe computing(1960년대), PCpersonal computing(1970년대와 1980년대), 인터넷(1990년대)이 발달을 주도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컴퓨터 혁명’ 혹은 ‘디지털 혁명’이라고도 말한다.
이 세 가지 산업혁명을 설명하는 다양한 정의와 학문적 논의를 살펴봤을 때, 오늘날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작점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디지털 혁명을 기반으로 한 제4차 산업혁명은 21세기의 시작과 동시에 출현했다. 유비쿼터스 모바일 인터넷ubiquitous and mobile internet, 더 저렴하면서 작고 강력해진 센서, 인공지능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이 제4차 산업혁명의 특징이다.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네트워크가 핵심인 디지털 기술은 우리에게 더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그러나 제3차 산업혁명 이후 더욱 정교해지고 통합적으로 진화한 디지털 기술은 사회와 세계 경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MIT의 에릭 브린욜프슨Eric Brynjolfsson 교수와 앤드루 맥아피Andrew McAfee 교수는 이런 현상을 ‘제2의 기계 시대the second machine age’2)라 칭하며, 동명의 저서를 출간했다. 《제2의 기계 시대》에서는 오늘날 세계는 디지털 기술의 영향력이 자동화로 ‘완벽한 힘full force’을 갖추고 ‘전례 없는 새로운 것unprecedented things’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하는 변곡점의 시기에 있다고 말한다.
독일에서는 ‘인더스트리Industry 4.0’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2011년 하노버 박람회Hannover Fair에서 처음 등장한 인더스트리 4.0은 기술이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구조를 근본적으로 어떻게 바꾸게 되는지 설명하는 용어다. 제4차 산업혁명은 ‘스마트 공장smart factories’의 도입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제조업의 가상 시스템과 물리적 시스템이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든다. 그러면 상품의 완전한 맞춤생산customization이 가능해지고 새로운 운영 모델이 발생할 수 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단순히 기기와 시스템을 연결하고 스마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훨씬 넓은 범주까지 아우른다. 유전자 염기서열분석gene sequencing에서 나노기술, 재생가능에너지에서 퀀텀 컴퓨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거대한 약진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 모든 기술이 융합하여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분야가 상호교류하는 제4차 산업혁명은 종전의 그 어떤 혁명과도 근본적으로 궤를 달리한다.
과거의 산업혁명보다도 제4차 산업혁명에서 출현하는 신기술과 광범위한 혁신은 더욱 빠르고 폭넓게 확산 중이지만, 지구촌 곳곳에서는 아직도 과거의 산업혁명이 지속되고 있다. 세계 인구의 17퍼센트가 아직 제2차 산업혁명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다. 아직도 전기를 사용하기 어려운 사람이 약 13억 명에 이른다. 제3차 산업혁명 역시 마찬가지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이 넘는 40억 명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개발도상국에살고 있다. 제1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기계 부품인 ‘축spindle’이 유럽 이외의 지역에 보급되는 데 120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반면 인터넷이 전 세계에 확산되는 데는 10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기술 혁신의 수용 정도가 사회 발전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제1차 산업혁명의 교훈은 여전히 유효하다. 정부와 공공 기관, 민간 부문 모두 각자의 역할을 잘해야 하지만, 시민들이 산업혁명을 통해 얻게 될 장기적 혜택을 자각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4차 산업혁명은 앞선 세 번의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모든 면에서 강력하고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며, 역사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제4차 산업혁명이 보다 더 효과적이고 응집력 있게 실현되는 것을 가로막는 다음 두 가지 사안이 우려된다.
첫째,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해 정치·경제·사회 체제를 재고해볼 필요성이 큰 데 반해, 전 분야에 걸쳐 요
구되는 리더십의 수준과 현재 진행 중인 이 급격한 변화에 대한 이해력은 현저히 낮다. 그 결과 국가적, 세계적으로 혁신의 전파를 관리하고 혼란을 완화시키는 데 필요한 제도적 체계가 부족하거나, 최악의 경우 아예 부재한다는 것이 현실이다.
둘째, 제4차 산업혁명이 제공할 기회와 도전의 기틀을 형성하고 일관성을 갖춘, 긍정적이고 보편적인 ‘담론narrative’이 부족하다. 다양한 개인과 집단에게 힘을 실어주고, 근본적 변화에 대한 대중의 반발을 방지하기 위해 이러한 담론은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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